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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: 김종대
다음 발언이 누구의 말인지 음미해보시기 바랍니다.
“……따라서 군주는 아무리 포악하다 할지라도 여전히 군주여야 한다. 군주는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신민(臣民)들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소수자를 죽여야 할 경우가 있다. …… 그러므로 누구든지 비밀리에 또는 공공연히 반란보다 해롭고 극악무도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, 구타하고 살해하고 찌르게 하자. 이것은 마치 사람들이 미친개를 때려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와 같다.”(<자유로부터의 도피> 93~94P)
군주의 권위에 민중은 저항할 수 없다는 극단적 권위주의를 주장하는 위 발언자는 종교개혁을 주창한 마르틴 루터입니다. 루터는 면죄부를 판매한 교황의 권위를 부정한 것이지 군주의 권위는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. 신과 군주 앞에 개인의 자아와 정체성은 철저히 부정되었습니다. 이어 등장한 칼빈 역시 루터와 같은 주장을 반복합니다. 이것이 훗날 나치즘에 영향을 미칩니다. 중세의 교회 권위로부터 개인을 해방시킨 게 종교개혁이라구요? 정말 그럴까요? 오히려 “믿는 자에게 교황의 도덕적 권위를 나눠준다”는 면죄부가 더 인간적으로 보입니다. 그러므로 “인간의 역사는 항상 자유를 향해 발전해왔다”는 세간의 통념을 질타하는 에리히 프롬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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